출근을 해야 하는데 통로에 주차된 차 때문에 나갈 수가 없었다. 전화를 두번이나 해도 받지를 않고 결국 경비 아저씨가 직접 그 집에 찾아가 차를 빼달라 하셨다. 나에겐 너무나 바쁜 출근 길인데 그 사람은 나올 생각이 없었다. 베란다 창문으로 바라보고 자기가 왜 나가야 하냐는 표정을 지었다. 경비아저씨의 재촉에 느릿느릿 인상을 쓰고 나와 차를 뺐다. 난 고맙다고 겉미소로…
– 오늘 청양숭의수련원에 다녀왔습니다. 전국에 있는 CTS 어린이 합창단 전체가 모이는 대형 캠프 취재가 있어서 말입니다. 내일모래 고등부 수련회가 여기서 하지요. 다같이 노래를 배우고 있었습니다. 전형적인 권사님 창법으로 부르는 선생님의 커다란 마이크 소리가 거슬리게 귀를 자극했습니다. 그러다 어느정도 됐다 싶었는지 선생님이 마이크를 떼자 그제야 들리는 아이들의 목소리.. 아 ! 이 녀석들이 합창단이었지 ! 장난끼 많고…
– 세상은 참 재미있다. 누가 봐도 참 나쁜 사람인거 같은 그 놈은 완전 건강하게 잘 먹고 잘 살고 있고.. 어디서 나쁜소리 한번 욕 한마디 못하는 우리 엄마. 아직도 소녀같기만한 마음.. 누구한테 손해 한번 안끼치고 살아오셨는데.. 너무 착하게만 살아오신 천사같은 엄마한테는 왜 이런 아픔들이 찾아왔는지.. 속상한거 아픈거.. 너무 안으로 감추셔서 그런거겠지.. 내일.. 엄마가 또 한번 수술대에…
– 언제부터인가.. 선이 살아있고 열정이 가득했던 모습은 사라져가고 남아있는 시간을 채우려 급급한 모습이 가득하다. 오늘의 내가 있게 해준 터전이자 태반인데.. 야성은 사라지고 나태만 가득찬듯 느리고 둔해져 있는 모습들이 마음이 아프다. 한 공동체의 흥망성. 그리고 쇠…. 쇠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다 .. 이 거대한 집단이 어떤 모양으로 남은 4년의 시간을 가져갈지 궁금하기도 하고 염려가 되기도 한다….
치앙마이 시골의 작은 교회 동네 사람들을 초청해 한국문화 축제를 열었다. 시장에서 만난 사람마다 인사하며 동네 집집을 찾아다니며 초청한 사람들이 작은 교회를 가득 매웠다. 하지만 열악한 교회의 시설 에어컨이 없어 활짝 연 창문에는 모기장 마저 없었다. 산속에서 밝게 빛나는 교회 천정의 등으로 산에 사는 모든 벌레들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처음엔 작은 벌레들이었는데 어느새 커다란 벌레들이 얼굴까지 날아들었다….
– 이승철 아저씨가 예수 믿고 새로 낸 음반에 찬양을 실었다. 찬양이라니.. 이 찬양..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제가 한번 불러보겠습니다. 저 높이 솟은 산이 되기 보다 저기 오름직한 동산이 되길 내 가는 길만 비추기 보다는 누군가의 길을 비춰준다면.. 세상은 더 높고 더 화려하고 더 멋드러진 자리를 바라보라 한다. 높이 솟은 산 광야의 예수님께 사단이 도전했던 두번째…
– 이런 불완전한 컨디션으로 떠나는 출장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아침에 비행기 뉴스가 나왔다. 7월 7일 7시에 777비행기가 떨어졌다. 럭키한 시간에 럭키한 비행기가 떨어졌다. 사망자가 많지 않다는게 럭키인가. 진짜 럭키 하려면 비행기가 안떨어졌어야지. 세상의 럭키란 그런거 아닌가. 럭키 세븐의 비행기가 추락하고 세븐은 안마방 사건에 추락했다. 이 땅의 행운. 부적. 운빨. 다 부질없는거다. 허리가 나아지지 않은채…
– 어제 본사 회의. 한참 회의가 진행 되고 있는데 갑자기 허리가 시큰 어?.. 땀만 뻘뻘. 왜 이런다냐 허리가 삐끗했다. 오후 일정을 간신히 마치고 바로 대전으로. KTX의자도 어찌나 불편하던지 오는 길에 지하철과 버스는 허리가 아파 서서 타고 왔다. 집에 가자마자 샤워를 하고 누웠다. 할 수 있는게 없었다. 동생에게 부탁해 파스를 붙였다. 자고 일어나면 되겠지 싶어서 일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