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방법
동네 사람들을 초청해 한국문화 축제를 열었다.
시장에서 만난 사람마다 인사하며 동네 집집을 찾아다니며
초청한 사람들이 작은 교회를 가득 매웠다.
하지만 열악한 교회의 시설
에어컨이 없어 활짝 연 창문에는 모기장 마저 없었다.
산속에서 밝게 빛나는 교회 천정의 등으로 산에 사는 모든 벌레들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처음엔 작은 벌레들이었는데 어느새 커다란 벌레들이 얼굴까지 날아들었다.
촬영 하는 내 손과 얼굴까지 날아들어, 촬영을 포기해야 하나 .. 여길 잠깐 피해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
이 벌레를 없애는 방법은 뭔가..
전기 모기장?..
뭐면 되겠냐. 이 시골에서..
비나 왔으면 좋겠다 비나..
하나님 비라도 좀..
그리고 다시 촬영하러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맨 앞으로 걸어가는데..
창밖에서 들리는 소리…
가슴이 뻥 뚤리게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순식간에 사라진 벌레들.
벌레와 더위를
당신의 방법으로 한꺼번에
제압하시는 하나님..
공연만 보고 집에 갈까 하는 아줌마도 다시 앉았으리.
지금 빗소리와 함께 하나도 못 알아듣는 태국어 설교를 듣고 있다.
130708 @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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