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the ZAI #2


“교회 일은 잘해야 본전이다.”

명언 중 명언이라 하겠다.

물론 하나님 앞에서의 기준이 아니고 사람 앞에서의 기준을 보고 하는 말이다.

교회라는 공동체의 특성상

아주 엄청난 역량으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을 때 본전의 평가.

보통이나 수준 미달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끝도 없는 혹평에 시달리는

멋진 곳이 교회다.

특히 그 대상이 나라면…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은

전 사회자와의 차별화였다.

처음부터 사회를 부탁하신 위원회에서는

임은만 목사님 같은 재미있는 사회와 레크레이션을 주문하셨다.

두번 고민 하지 않고 ‘ 네 ~ ‘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똑같은 시간에 머리속에서는 ‘아니요~’라고 대답했다.

그 자리에서 위원회에 제가 이렇게 저렇게 하겠습니다.

설명할 필요는 없었다는 판단에.

두번째는 여성파트너에 대해 물어보셨다.

혼자 할 것인지 둘이 할 것인지

섭외도 나의 몫이었다.

한마디로 전부 내가 개척하면 되는 것이었다.

1주일은 빨리 지나갔다.

대회 전날 리허설시간이 됐다.

그때까지 Q시트는 고사하고 출연팀까지 최종 결정이 나있지 않았다.

찬양축제 총괄하는 안수집사님은..

혼자 이 행사를 준비하시는 듯 했다.

헐…

아무튼 행사의 사회에 대한 모든 방법이나 경우의 수는 모두 나에게 주어져있었다.

처.음.부.터.

그러니까 

진행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바로 들으면 편하고 좋을것 같지만

거꾸로 보시라.

총대는 다 내가 짊어진다는 것이다.

“니가 다 책임져야하는게야~”

이런 이야기.

이러한 상황 속에서 별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해보자.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처음에 주문하셨던 레크레이션 같은 건 과감히 빼버렸다.

그때까지 모든 사람들이 사회자! 하면 ‘임은만 목사님’을 떠올렸기 때문이었다.

역시 임은만 목사님!

이라고 할정도로, 깜짝 게스트로 나오셨지만 그 강렬한 색은 행사의 백미로 꼽히기에 너무도 충분했다.

아무튼, 이전과 똑같이 혹은 비슷하게 해서는 절대로 승산이 없는 게임이었다.

지루하거나 비교당하거나.

내가 선택한 방법은

자연스럽게 다가가기.

편안하게 이야기하기.

그동안 없었던 무대에 사회자 배경 설치

처음 보는 신선한 얼굴의 여자 사회자

무대 교체 시간을 위해

철저하게 가장 적절한 인터뷰 대상자를 찾는 것.

그리고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기..

인터뷰 대상자를 선정하는 일이란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이다.

촉각을 곤두 세우고 누구와 인터뷰 할지 눈을 부라리고 고뇌하는가?

나같은 경우는 그렇지 않다.

5분정도 진행되는 찬양, 율동을 편안한 마음으로 감상한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한것은

사회자의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회중의 마음으로 생각하자는 것이었다.

미리 설정하고 인터뷰 한 것 아니냐.

사전에 대상자를 선정 했던 것이 아니냐 했는데,

단 한 사람도 미리 섭외 하지 않았다.

모든 대상자는 그 자리에서 결정한 것이었다.

고맙게도 대부분의 인터뷰가 무리 없이 진행이 되었다.

행사를 마치고 많은 격려와 칭찬을 받을 수 있었다.

영문도 모른체 끌려와서

출연팀 자료를 손수 조사하고 꼼꼼하게 체크 해주고,

맑은 목소리와 눈웃음으로 맡은 자리를 소화해준

도영이도 너무 고마웠다.

실수도 많았고 엉성한 부분도 많았지만

성도님들이 행복해 하셨기에

바로 다음 연말 큰 행사에 

다른 위원회에서 진행을 다시 맡겨 주셨지않는가 싶다.

잘하는 것 하나 없이 보잘 것 없는 사람이지만

당신께 오늘도 작은 달란트 나마 드릴 수 있음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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