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오른쪽 옆구리가 뻐근하더니

점점 통증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통증이 극심해지자

온 몸에 경련이 일 듯 떨려왔다.

손 발이 마비가 올 것 같이 차가워지면서 떨려왔다.

머리 끝까지 진땀이 나기 시작했다.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119로 전화를 했다.

급성맹장염 같은 것인가?
알 수 없는 극심한 고통..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았다..

구급차가 오는 짧은 시간이 어찌나 길기만 한지…

현관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119에서 왔다며 소리 쳤다.

대원들이 들어와 통증을 호소하는 나의

등을 손을 쳐보며 어디가 아픈지를 물었다.

오른쪽 아래쪽 옆구리..

그곳이 아프다고 하자

대원은 요로결석을 이야기했다.

부축을 받으며 들것에 실렸다.

엘리베이터에서 구급차로 옮겨지는데

하늘이 참 파랗더라…

손이 굳어간다고 이야기하자

구급대원이 숨을 크게 쉬어야 한다며

아프더라도 큰 숨으로 쉬려고 노력하라고 했다.

신기하게도 숨을 크게 쉬자 손의 근육이 이완되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요로결석이요?”,

“저 아직 젊은데요?”

라고 했더니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구급대원이

자신도 겪어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나이랑 상관이 없다며,

지금 증상은 요로결석 같다고 말했다.

나중에 찾아보니 

요로결석은 나이와 별로 상관이 없더라.

구급대원이

병원을 물었다. 어디로 갈 것인지..

주말이라 병원이 다 문을 닫았기 때문에

응급실 밖에 갈 수가 없다 했다.

너무나 심한 통증에 가까운 병원에 가자 했다.

병원에 도착했지만

예상 했던 대로 응급실에서는 별로 해주는게 없다.

동생이 아팠을때도 그랬고

응급실에 몇번 와 봤지만

즉각적인 처방은 없었다.

특히.. 건양대 응급실은 최악이지 않았던가…

병원에 도착한 시간은 4시.

중등부 연습이 시작하는 시간..

아이들에게는 별일 아닌 간단한 진료처럼 이야기 하고 연습 할 수 있게 했다.

극심한 통증..

피검사, 소변검사, 엑스레이, CT.. 

모든 검사를 다 받았다.

검사 받는 시간들이 지옥 같았다.

나에게 해줄 수 있는게 없다는걸 알았다.

병원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은

진통제만 주사해 줄 뿐이었다.

두시간 세시간동안을 그냥 쌩으로 고통을 참아야 했다.

견딜수가 없어서 의사를 찾아가 재촉했다.

그제서야 치료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소개해줬다.

주말이라 수술 받을 수 있는 곳이 없다며..

다행히 한 병원에서 수술이 가능하다 하여

승권이형 차를 타고 이동했다.

병원에 도착하고 바로 파쇄를 시작했다.

결석이 크기는 작은데 너무 꽉 막혀 있어서 아픈 거라며

진동파를 이용해 파쇄하는 기계에 누웠다.

3천번 정도의 충격파를 가하면 보통은 돌이 부셔지는데

나는 크지도 않은 것이 너무 꽉 막혀 있어서

5천번을 했는데도 부셔지지가 않았다.

기계에 무리가 가고 내 몸에도 무리가 간다 하여

치료를 중단하고 귀가 하게 되었다.

의사선생님은 오늘, 내일 찾아올 극심한 통증에 대해 걱정하며

고통이 심해지면 가까운 응급실을 찾아 진통제를 맞을 것을 이야기 했다.

물을 많이 마시고 아픈곳에 뜨거운 찜질을 하라 했다.

집에 도착하자

응급실에서 맞았던 마약성 진통제의 영향으로 쓰러져 잠들었다.

요로결석의 고통의 강도는

세계 3대 고통에 들어갈 만큼 강력해서

출산의 고통 보다 3~5배 강력하다고 했다.

진통제가 잘 듣지 않는게 당연하더라..

그리고 새벽에 눈이 떠지고

이제 병과의 두번째 싸움이 시작 된다..

너무 고통스러워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하나님..

살려달라고..

당신이 나에게 원하시는게 뭔지 안다고..

순종할테니 살려달라고..

주일인데..

중등부 예배가 생각났다.

이 몸으로 찬양 할 수 있을까?…

하나님 저를 이 고통에서 구원해주시고

말도 안되지만 내일 찬양의 자리에 제가 

설 수 있다면,

하나님께서 내게 소원하시는 그 것으로

결단하고 살겠습니다..

하나님이 손끝으로 살짝만 건들여도

꼼짝 못할 벌레 같은 인생..

뭐 그렇게 발버둥치며 살았는지..

진통제 때문인가 매스꺼운 속과

옆구리 통증이 함께 고통스럽게 했다.

새벽 4시 5시 6시…

거의 밤을 지새우듯 지나갔다.

새벽 즈음에 통증이

옆구리에서 아랫배로 돌아간 느낌이 들면서..

‘아..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옆구리의 통증은 사라졌지만

매스꺼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반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아침이 되었다.

가족들이 하나 하나 

교회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아침 9시 50분..

보통은 부모님은 부모님 차로

동생과 나는 내 차로 교회를 가는데..

엄마가 동생에게 아빠차로 같이 가자 하셨다..

알겠다고 나서는 동민이한테

‘나.. 갈 수 있을것 같은데..’

동민이는 ‘헐…’ 하는 표정을 지었다.

 

‘죽더라도 찬양하다 죽을래. 혹시 모르니 진통제 챙겨줘..’

그리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예배의 자리에 나아가기 시작했다.

찬양의 자리가 이렇게 소중한 자리인데..

건강하고 행복할때는 모르는 소중함..

주는 나의 힘이라 고백하는데

손끝이 떨려왔다.

어떻게한지 모르게 

11시 25분까지 

찬양을 다 마치고 내려왔다..

작은 기적..

내 안에 작은 기적..

하나님은 오늘도 나에게

기적을 보여주신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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