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그리움이 된다는거

 

 

아침 7시 30분

 

노크 소리

 

분주한 마음에 방에서 일어났다.

어제밤 마지막으로 정리하다
잠들어버린 짐들이 침대 옆에 수북했다.

노크를 하던 아저씨는
들어와 버리고 갈 가구에 엑스 표시를 하기 시작 했다.

오늘 이사한다.

십오년? 이십년?

언제 이사 했는지 기억도 안날만큼
오래 이 집에 살아 왔다.

그리고 이제 이 곳을 떠나려 하는 것이다.

오래 살아 온
세월의 흔적 만큼이나
이삿짐은 너무 많아보였다.

서류 등록을 위해 자리를 비우신 부모님

이삿짐이 포장되는 것을 혼자 지켜보고 있었는데

옆집 할머니 인사 하신다.

‘이사 가나봐요?’

할머니는 좋은 곳으로 이사 가는거 축하 한다고
잘 살라고 덕담을 해준다. 그리곤 물으신다

‘엄마는 어디 있어요?
가기전에 만나고 싶은데..’

몇번을 엄마를 찾으신다.

또 한참 뒤
아파트 주변을 청소해주시는 아주머니

우리집 이사 나가는 걸 보고 물으신다.

‘이사 가요 ?’

물으시더니

‘좋은 사람들은 다 떠나네..’

하시며 한숨을 쉬셨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엄마는요? 다시 안오세요? 가시기 전에 보고 싶은데..’

우리 가족들은 전부 낮에 일하러 나가고
밤에만 오기 때문에 이웃들 얼굴도 잘 모른다.

그런데 이 분들이 어떻게 엄마를 아시는걸까..

엄마가 수술 하시고 잠깐 쉬실 때 만난 사람들이었나보다..

그 길지 않는 시간을 집에 계시면서

어떻게 지내셨기에
이분들이 엄마를 찾는걸까..

 

순간 마음이 뭉클 했다.

 

그 짧은 시간을 집에 계시면서
얼마나 따뜻하게 사셨기에
주변 사람들이 한번만 더 보자고 찾으실까..

 

언젠가 엄마는
부모는 자식들에게 해가 갈까봐
누구를 만나도 조심하는거라고 하시며
세상 누구와도 다투지 않는다 하셨다.
자식들을 사랑하는 마음에..

누구랑 다투기는 커녕
웃고 참고 마는 엄마..

그리고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주변을 품으셨던 엄마..

나도 그리움으로
남을 수 인생이고 싶다..

 

 

다시 보고 싶은 사람

또 보고 싶은

 

그 사람..

 

 

 

 

140429 @ 이사가는날

 

 

Similar Posts

  • 여독 旅毒

    – 태국에서 마지막 날 금요일 이어서 인지 유난히 차가 많이 밀렸다 반나절은 버스에서 보낸듯하다. 마지막 날이었기에 체력도 바닥났고 그 시간에 뭐라도 한다고 처다봤던 아이패드로 속이 울렁 거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이때즈음 이상이 시작 됐나보다. 그것도 모르고 도착한 저녁 식사.. 하루종일 굶어서 허겁지겁 먹었다. 아.. 이것이 문제.. 아직은 앞으로 펼쳐질 일에 대해 까마득히 몰랐다.. 태국 시간으로 새벽…

  • 필리핀 세부로

    올해 필리핀만 두번 이번엔 회삿일로 세부로 코피노 사역 취재를 간다. 혼자 공항에서 덩그러니 떨어져 겨울잠 깬 곰처럼 어색하게 다니는 모습이 한달 전 이 곳에서 포웨 식구들과 분주하고 활기차게 다니던 것과 참 다르다. 외롭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누리는 여유가 있으니 나름대로 외로움을 누려보려 하는데 어색하긴 매한가지. 이번에 가는 사역지는 총 60명이 함께 사역을 하는 규모가 큰…

  • 고마워요..

    앙겔레스에서 마지막 밤.. 언제부터인가.. 가족을 제외하고 어떤 시간을.. 혹은 누군가를.. 그리워 했던 적이 있었던가.. 내가 어떤 시간들을 그리워 할 거라 생각해본적도 없다.. ‘여기 꼭 다시 오고 싶다..’ ‘이 시간들이 너무나 귀하다’ ‘아쉽다..’ 이런 생각을 해본지가 언젠지 모르겠다. 얼토당토 않은 것들 사이에서 이간 당하고 배신 당하고 알지도 못하는 것들이 일파만파 퍼나르는 황당한 거짓말에 쿨한척 슬퍼하고.. 기억하고…

  • 퇴근길..

    한 숨도 안쉬고 일했더니 머리에서 스팀이 올라온다. 평소 잘 사먹지도 않는 빨대커피를 하나 사서 마셔본다. 달콤함에 세상이 내 것 같다. 돌아갈곳이 있다는거.. 그것은 행복한것..

  • 뭐 이런걸 다..

    발렌타인데이라고 회사에서도 챙겨주시고 올해는 참 오랜만에 학생들이 쪼꼬렛을 챙겨줬다.. 어찌나 쑥스럽던지.. ‘뭐 이런걸 가지고 오니..’ 라고 입으로 아무리 말해도 기분 좋은걸 숨길 수도 없고.. 어떤 녀석은 손수 이렇게 만들어줬다 어머 대박 .. 감사함미.. (ू˃̣̣̣̣̣̣︿˂̣̣̣̣̣̣ ू) 140214 @ 혜빈아 아직도 기다린다

Subscribe
Notify of
guest

이 사이트는 Akismet을 사용하여 스팸을 줄입니다. 댓글 데이터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세요.

0 Comments
Oldest
Newest Most Voted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